▶SNU Issue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 공식 출범
지난 3월 3일, 서울대학교는 질문 중심 연구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했다. 정답을 찾는 대학에서 문제 자체를 제시해 인류의 난제 해결에 앞장서는 대학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서울대학교는 개교 이래 앞선 지식을 빠르게 흡수해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며 대학으로의 책임을 다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생명의 미래, 지속가능성의 도전 등 복합 난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기 성과 중심의 기존 연구방식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서울대는 한국 사회와 인류가 직면한 구조적 난제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도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연구를 추진하는 ‘SNU 그랜드퀘스트(Grand Quest) 이니셔티브’ 출범을 결정했다. 구체적인 실행 플랫폼은 ‘SNU 그랜드퀘스트 프로그램’과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 등이다.
‘SNU 그랜드퀘스트 프로그램’에서는 논문 수나 특허 건수와 같은 단기 양적 지표가 아니라, 질문의 진화와 지식의 상태 변화를 핵심성과로 평가한다. 가설 기각이나 예상 밖의 결과 또한 공유 가능한 지식 자산으로 축적하여 실패를 과정의 일부로 인정하는 연구 문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질문 발굴 → 도전 → 축적과 확산’의 3단계 운영체계도 획기적이다. 1단계 ‘질문 발굴’에서는 서울대를 대표하는 석학들로 구성된 Grand Quest Design Board를 중심으로, 전 학문 분야 연구자가 참여하는 심층 토론을 통해 도전적 질문을 도출한다. Design Board는 인문·사회·자연과학·공학·의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문 간 관점을 뛰어 넘는 논의를 통해 질문을 구체화한다. 이를 위해 워크숍인 ‘그랜드 퀘스트 인사이트 리트리트(Grand Quest Insight Retreat)’를 개최하고, 도출된 질문은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유·선언할 예정이다.
2단계 ‘도전’에서는 도출된 질문에 연구자들이 해법을 도전할 수 있도록 연구 프로그램(그랜드퀘스트 챌린지)을 운영한다. 초기 탐색 연구를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중장기 도전 연구로 확장하는 구조다. 평가 기준 역시 실현 가능성보다 창의성과 도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지원 방식에서 성공·실패를 묻지 않고, 연구과정에서 접근방법 변경 등 진화를 허용하는 등 실패를 각오한 도전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3단계 ‘축적·확산’에서는 포럼, 백서 발간, 온라인 아카이빙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도전 과정과 연구 성과를 공개하고 확산한다. 이를 통해 ‘질문 발굴 → 도전 → 재질문’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지식엔진을 구축하고, 질문 중심 연구문화를 국가·사회 차원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지난 3월과 4월, ‘SNU 그랜드퀘스트 공모전’에 쏟아진 학내 구성원들의 뜨거운 참여로 이미 입증되었다. 인공지능과 생명,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화두로 수렴된 질문들은 오는 6월 18일, SNU Commons 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되는 ‘그랜드퀘스트 포럼’에서 실체를 드러낼 예정이다. 특히 포럼에 앞서 6월 15일부터 나흘간 운영되는 ‘SNU 그랜드퀘스트 위크’는 캠퍼스의 담장을 넘어 외부 연구자와 시민들까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는 이를 계기로 구축된 지식 인프라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 개방하여, 대한민국 연구개발 체계가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