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nation
기부를 비움이라 믿던 편견에서 서로의 진달래가 된 깨달음까지. 나눔이 빚어낸 선순환의 고리와 일상의 기쁨 등 서울대학교발전재단 나눔공모전 당선작에 담긴 따뜻한 고백들을 공유한다.
오랫동안 저에게 기부나 나눔은 꽤나 먼 이야기였습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가나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감탄하면서도, 그것은 제 삶과는 분리된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희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나눔을 대하는 태도는 ‘나중에 성공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해야지’였어요. 기부란 통장의 잔고가 줄어드는 손실이며 내가 가진 것을 덜어내는 비움의 과정이라고만 여겼고요. 이러한 저의 편견은 나눔이 주는 기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작년 겨울, 호기심 반 의무감 반으로 참여한 봉사 현장에서 저는 내가 그들을 돕는다는 시혜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물 한 잔에 제 손을 꼭 잡으시며 고맙다 말씀하시는 어르신의 따뜻한 눈빛을 마주하며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눔은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 채워가는 쌍방향의 소통임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의 나눔 캠페인에 참여하며 작은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나의 작은 참여가 어려운 학우들에게 선한 인재 장학금이 되고,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천원의 식샤’가 된다는 소식에 큰 효능감을 느꼈습니다. “기부는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함으로써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는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눔은 매일 숨을 쉬듯 내 삶을 더 따뜻하고 풍요롭게 유지하는 행복한 습관입니다. 나눔은 비움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채우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입니다.
서울대에서 시작한 첫 해외 생활은 언어와 학업에 대한 막막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외롭고 불안하던 저를 일으켜 세운 건 교수님과 친구들의 세심한 배려, 행정 선생님들의 친절이었습니다. 작은 선의가 정말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달은 결정적 계기는 ‘천원의 식샤’였습니다. 높은 한국의 물가 속 유학생에게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해 준 그 식탁에서 보이지 않는 기부자들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식판을 받을 때마다 느낀 감사함은 제가 하루하루 든든하게 버티게 하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도 제가 받은 이 따뜻함을 누군가에게 다시 건네주는 사랑의 흐름에 동참하려 합니다. 나눔은 누군가의 하루를 밝히고 또 다른 행복을 만드는 아름다운 방법입니다.
손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제 존재 가치를 찾았습니다. 폐지 수집 어르신을 위한 ‘미술 힐링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그분들의 고단한 삶을 깊이 마주했습니다. 벚꽃이 진 자리에 선명하게 핀 진달래를 보며 어르신들의 인생에도 새로운 봄이 피어나길 소망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치유받은 것은 저 자신이었습니다. 일방적 도움이 아니라 학생사회공헌단 활동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진달래가 되어 봄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 이 시절의 소중한 깨달음은 제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에게 따뜻한 봄을 선물하기 위해 발로 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