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oratory

아동기 뇌 발달, 구조는
유전이 기능은 환경이?

멀티모달 뇌영상·유전체·행동데이터
통합 분석으로 밝혀낸 신경발달의 유전적 청사진

심리학과 차지욱 교수팀

아이들의 뇌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전이라는 정교한 설계도와 외부 자극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발달 경로를 형성한다. 성인 뇌를 작게 줄여 놓은 모형이 아니라는 뜻이다. 미래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내면의 지도를 그려내는 작업이 꼭 필요한 이유다.

8,600여 명의 데이터로 증명한 신경발달 메커니즘

아동기 신경발달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은 현대 신경과학의 오랜 과제였다. 기존 연구는 주로 성인 데이터에 치중하거나 단일한 뇌 영상 지표만을 활용했기에 아동기 특유의 복잡한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심리학과 차지욱 교수팀은 성균관대학교 주윤정 교수팀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뇌 발달 코호트인 ABCD(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Study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해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8,62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멀티모달 뇌 영상, 다유전점수1, 260여 개의 행동·심리 형질을 결합한 '유전-뇌-행동' 다차원 연관지도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분석 결과, 뇌의 구조와 기능은 유전과 환경에 대해 차별적인 민감도를 나타냈다. 회백질 용적이나 Streamline count2, Fractional Anisotropy(FA)³와 같은 구조적 지표는 유전적 영향에 의해 더 강하게 조율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뇌의 활성이나 연결망 상태를 보여주는 기능적 지표는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부모의 상태 등 외부 환경 요인에 더 역동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인지 능력 관련 유전적 점수가 높을수록 뇌 피질 활성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등 유전적 위험이 실제 신경발달 경로를 조절하는 구체적인 방식이 정량적으로 증명되었다.
뇌 구조는 유전적 청사진을 따르는 한편 뇌 기능은 환경적 입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번 발견은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기 개입의 최적 시점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기초를 마련했다. 차지욱 교수는 “아동기 뇌 발달은 성인 뇌의 축소판이 아니라 독특한 상호작용 패턴을 가진 고유한 단계”라며 “향후 조기 개입 타겟과 맞춤형 정신의학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며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 1 다유전점수(PGS): 개인의 유전 변이들을 합산해 특정 질환이나 형질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수치화한 지표
  • 2 Streamline count: 확산MRI에서 추출한 뇌백질 섬유다발의 수로, 뇌 영역 간의 구조적 연결 강도를 정량화한 수치
- 『Nature Communications(IF: 16.6)』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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