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boratory
중력이 만든 두 어린 별 사이
‘우주 다리(bridge)’ 발견
지구과학교육과 권우진 교수 연구팀
광활한 우주에서 별과 별 사이는 너무나 멀어 서로 중력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막 태어난 어린 별들의 세계는 다르다. 밀도가 높은 곳에 모여 태어나는 데다 주변에 거대한 먼지와 가스의 원반을 두르고 있어 중력적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어린 별1은 행성이 만들어지는 장소인 거대한 원반을 두르고 있다. 이 원반은 실제 별보다 수만 배나 넓게 펼쳐져 있어 주변 별과 중력을 주고받는 거대한 그물망 역할을 한다. 이처럼 넓은 원반 때문에 어린 별들은 서로 직접 부딪히지 않아도 중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물질을 주고받곤 하지만, 그 증거가 워낙 빠르게 사라져 실제 관측이 매우 어려웠다. 어린 별이 성장하는 단계는 별과 행성의 탄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러한 관측의 부재로 어린 별의 중력 상호작용은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다.
지구과학교육과 권우진 교수와 물리천문학부 최영우 학생연구원이 주도한 연구팀은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ALMA)을 활용해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두 어린 별 ‘L1448 IRS3A’와 ‘L1448 IRS3B’ 사이를 잇는 가스 통로인 브리지를 포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약 1만 5천 년 전 두 별이 약 1,500 AU2라는 거리까지 접근해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근접 스침3’ 현상을 겪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한 별의 원반 물질 일부가 다른 별로 유입되며 현재의 다리 모양 흔적을 남겼다.
이번 연구는 중력 상호작용이 행성이 탄생하는 장소인 원시행성계원반4을 뒤틀거나 변형시켜 향후 행성의 형성과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어린 별들이 단순히 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주변 별들과 끊임없이 물질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희귀한 관측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