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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자
고(故) 박종철 열사와 고(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제3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 사람은 민주주의 확립과 문화 확산이라는 각자의 길 위에서 서울대인의 사회적 책임과 기여를 몸소 실천한 귀감이 되었다. 한편, 1990년 제정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은 인격과 덕망을 겸비하고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해 서울대의 명예를 드높인 동문의 공로를 기려왔다.
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상과대학 경제학과 1972년 졸업)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선도한 인물로, 19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초대 의장을 맡아 반독재 투쟁의 최전선에 섰다.
정권의 가혹한 고문에도 굴하지 않았고, 국민과 국제사회에 고문 피해 사실을 공개해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후 정치인으로서 제15대부터 17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의장을 역임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에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국가의 기반을 확립했다.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기틀 마련에 헌신한 그는 타계 후에도 ‘민주주의자 김근태’로 존경받고 있다.
故 박종철 열사(인문대학 언어학과 2001년 명예 졸업)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치사로 순국한 박종철 열사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언어학과 3학년 재학 중이던 그는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지원 가두시위와 구로동맹파업 시위에 참여했고, 1986년 학생회장으로 선출돼 노학연대 투쟁과 청계피복노조 합법화 운동을 이끌었다.
1987년 1월 13일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들에게 연행된 후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받다 그가 숨지자, 정권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진상이 밝혀지면서 전국으로 분노가 확산했고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군사정권 종식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22세에 순국한 그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서울대는 2001년 박종철 열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가 창립됐고 서울대 캠퍼스에는 추모비가 건립됐으며, 박종철인권상이 제정되어 그의 정신을 잇고 있다. 박종철 열사가 남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상징으로 살아 숨 쉰다.
황동혁 감독(사회과학대학 신문학과 1995년 졸업 및 언론정보학과 1998년 석사 수료)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에미상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 창의 산업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뒤 USC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고, 2011년 ‘도가니’로 사회적 부조리를 고발하며 주목받았다. 2017년에는 ‘남한산성’으로 역사를 재해석하는 한편, ‘수상한 그녀’로 대중성을 입증했다.
2021년 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OTT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전 세계적 화제를 일으키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 그의 업적은 한국인 창작자가 세계 문화시장에서 ‘글로벌 스토리텔러’로 자리매김한 상징적 성취이자, 한국 문화산업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공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