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②

경계를 넘어 세계를 확장해 온
‘인간 알파고’의 말과 기록

알파고 시나씨 | 외교학 석사 10학번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지만 알파고 시나씨의 삶은 특별히 역동적이다. 서울대 외교학 석사 졸업생이자 강사, 통신사 특파원, 코미디언, 언론인, 작가, 유튜버로서 국경과 언어, 문화를 넘나들며 삶의 지도를 다시 그렸다. 어떤 변화는 스스로, 또 어떤 변화는 타의로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그는 자신을 새로 정의했다.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세계를 확장해 온 ‘인간 알파고’의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변화로 그린 삶의 궤적

알파고 시나씨의 인생은 몇 번의 큰 전환점을 거쳤다. 이스탄불 기술대학교(Istanbul Technical University)에 합격하고도 카이스트로의 유학을 택했다. 그다음에는 공학자의 길 대신 어학원을 거쳐 충남대 외교학과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외교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자신의 재발견이 있었다”라고 말한다.
“튀르키예 사회에서는 공부를 잘하면 공학이나 의학을 전공하는데, 한국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정치외교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저 자신이 국제관계나 혁명, 민족주의에 엄청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최정운 교수의 수업을 듣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서울대 석사 시절, 그는 2년 여의 과정을 8년으로 늘려가며 수업에 열중했고, 마지막 몇 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직도 병행했다.
“흥선대원군 시기부터 남한 정부 수립까지의 역사를 공부해 보니, 한국의 진보와 보수 대결은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이후가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뿌리에서 비롯된 거더라고요. 같은 사건이나 현상을 진보와 보수가 다르게 해석하는 건, 결국 역사를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거예요.” 연구원으로 살아가려고 준비하던 그는 다시 한번 방향을 틀어 지한통신사의 특파원이 되었다. 매일 기사를 송고하고, 자신의 글이 크게 보도될 때마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실감했던 ‘성취감의 축제’ 기간이었다. 그러나 2016년, 튀르키예의 국내 정세 때문에 통신사가 폐쇄되었고 소환될 수도 있다는 불안 속에서 한국에 귀화하며 삶의 기반을 새로 세웠다. 막막한 시간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뜻밖에도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였다. 고등학교 때 우승했던 연설대회에서의 청중 반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청중의 웃음 속에서 다시 힘을 얻기 시작한 그는 경계를 넘어서며 또 다른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요즘은 ‘톡파원 25시’를 비롯한 방송에서 60여 개국을 누비며 세계정세를 전하고, 유튜브 채널 ‘알파고의 지식채널’과 ‘중동 Times’를 운영하고 있어요. 현장에 가면 항상 예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져요. 그런데 그게 또 재미있어요.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든 데, 집에 오면 또 가고 싶어진다니까요?”

삶의 추진력을 유지해야 한다

변화의 한가운데서 알파고 시나씨는 언제나 자신을 새롭게 다듬어왔다. 인생의 큰 파도 앞에서도 그를 달리게 한 힘은 ‘모멘텀’, 즉 추진력이었다.
“사람이 성장하려면 추진력을 계속 유지해야 해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면 중·고등학교는 더 큰 도시로, 졸업 후엔 해외로 나가야 하죠. 젊을 때는 고생을 좀 해야 성장이 있잖아요.”
그는 말 그대로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다. 도전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낯선 환경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한국행도 그중 하나였다. 익숙함 대신 새로움을 택했고, 그 선택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한국 전쟁 이후 한국 사람들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예전엔 태백산도 안 넘어가던 이들이 지금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잖아요? 교육에 전부를 투자했기 때문일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그 역시 역동적인 한국인처럼 자신의 속도로 쉼 없이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설 10일 만에 3천 명의 구독자가 모였다는 ‘중동 Times’는 그에게 또 하나의 무대가 되고 있다. “항상 움직여야 해요. 흐르지 않는 물은 썩거든요.”
싱긋 웃는 그의 얼굴에서 멈춤보다 흐름을,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한 사람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계속 성공해서 성취감만 느낀 사람은
남의 말에 귀를 열지 않아요.
그러다 크게 실패하죠.
그래서 저는 뇌를 혼자 안 써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같이 씁니다.

경계를 넘어 마주할 또 하나의 세계

수많은 전환의 순간을 지나온 인간 알파고. 끊임없이 움직여 온 그는 지금 어떤 성장을 꿈꾸고 있을까.
“나의 지식이 깊어졌는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넓어졌는가? 나의 성격, 나의 도덕이 발전했는가? 나쁜 것들로부터 유혹을 덜 받을 수 있는가? 저는 이 모든 것을 생각해 보는 게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에서만 쭉 살았다면 불가의 스님을 봤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스님을 동네 어르신처럼 모실 수 있게 되었잖아요.”
세계를 깊게 파고들며 종(縱)으로만 바라보는 이에게는 그의 길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계를 횡(橫)으로 넓게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그 도전이 지닌 깊이를 알아볼 것이다. 알파고 시나씨의 삶은 수없이 새로 시작되었지만, 그때마다 한층 더 단단해졌다. 방향을 바꿀 때마다 그는 시야를 넓히고 타인을 향한 마음의 깊이를 더해왔다. 인생이 여행이라면, 그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그가 또 어떤 경계를 넘어설지 문득 궁금해졌다.

알파고 시나씨에게 확장은 행복을 넓혀가는 과정

“진짜 확장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행복을 확장하는 일이에요.
물질이 아니라 마음의 균형과 성찰이
지속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죠.”

알파고 시나씨가 운영하는 ‘중동 Times’는 세계 특히 중동 소식을 가장 정확하게 알리는 채널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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