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보여준 자본 배분의 원리 - 서울대사람들 제82호 - 서울대사람들"> 1이 보여준 자본 배분의 원리 - 서울대사람들 제82호 - 서울대사람들">
▶ Laboratory
투자자 수요, 기업 투자,
그리고 자본 배분 오류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연구팀
2021년 GameStop 주가가 하루 만에 수백 퍼센트 폭등하며 평소라면 불가능했을 자금 조달 기회가 생겼다. 비슷한 열풍은 과거에도 있었다. 1990년대 나스닥 거품기에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비합리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투자자 열풍은 단순히 주가만 움직이는 걸까, 아니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까?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는 거품과 붕괴의 반복으로 점철돼 있다. 기초가치와 괴리된 투자자 수요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그렇다면 투자자 수요는 기업 간 자본 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 자본이 더 잘 흘러가게 만드는지, 오히려 왜곡을 초래하는지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연구팀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투자자 수요에 따라 자본 공급이 결정되는 동적 모델2을 개발했다. 기업이 최적의 투자 및 자금 조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주식 수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모델이다.
기존 연구와 달리 시간에 따라 변하는 투자자 수요를 직접 반영하고 실제 투자자 포트폴리오 데이터를 이용해 이를 추정했다. 연구 결과, 투자자 수요가 강할 때 기업은 보다 쉽게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재무 제약이 완화되면서 주식 발행과 투자가 늘어났다. 반대로 투자자 수요가 낮을 경우 기업은 자사주 매입3을 통해 주가를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고, 투자활동은 위축됐다.
문제는 투자자 수요의 변동이 기업 간 금융 제약을 차별적으로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일부 기업에게는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그 결과 경제 전반의 자본 배분 효율성이 떨어졌다.
정량 분석 결과는 더욱 명확했다. 투자자의 초과 수요를 제거하면 자본의 한계생산성(MPK)4 분산이 23.8% 감소하고 총요소생산성(TFP)5 손실이 22.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이 기업 간 자본 배분의 왜곡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초과 수요와 기업의 자금 조달 전략 간 피드백 효과가 기업의 현금 보유 및 규모 분포에 영향을 미치며 ‘슈퍼스타 기업’ 형성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투자자 심리나 시장 수요의 변화가 단순히 주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 투자 결정과 경제의 효율성에도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이 분석 틀은 투자자 수요가 기업의 지배구조, 혁신활동, 사회적 책임경영 등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를 탐구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