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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에서 맞은 50년,
세계를 향한 다음 50년

서울대학교 제79주년 개교기념식

10월 14일 음악대학 예술관에서 제79주년 개교기념식이 열렸다. 매년 진행되는 행사지만 올해는 더 특별했다. 흩어져 있던 단과대학들이 관악캠퍼스에 모여 진정한 종합대학의 기틀을 마련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안팎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1975 개교기념식 현장

헤어졌던 이마를 비로소 마주 댄1 1975년

서울대학교는 1946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종합대학으로 출범했지만, 1974년까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본부와 문리과대학은 동숭동, 의과대학은 연건동, 상과대학은 종암동, 공과대학은 공릉동, 사범대학은 용두동, 예술대학은 을지로, 농과대학은 수원에 자리한 식이었다. 학문 간 교류와 연구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1968년 ‘종합화 10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관악산 서북 지역 100만 평을 새 캠퍼스 부지로 선정했다. 1971년 열린 기공식에서는 문리대학 국어국문학과 4학년이었던 정희성 학생 대표(시인)가 ‘여기 타오르는 빛의 성전이’를 발표하며 서울대학교 사람들의 염원과 기대를 담았다.
1975년 3월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첫 입학식은 종합화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렸다. 종합화는 단순히 흩어진 캠퍼스를 한곳에 모은 것이 아니었다. 문리과대학이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으로 분리됐고 경영대학이 신설되는 등 개별 학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춰 전체 체계가 단단해졌다. 중앙도서관 개관에 이어 공과대학이 이전하면서 캠퍼스 종합화는 1980년에 완료됐다.
분산되었던 연구 역량이 하나로 모이자 서울대학교는 미래를 개척하는 지식공동체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선진기술 수용과 산업화를 이끌 지성을 양성하며 지식 생태계를 주도하는 한편, 민주주의 실현에도 앞장섰다.

1 ‘여기 타오르는 빛의 성전이’ 2연에 나오는 구절로, 서울대학교 종합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기념사를 하는 유홍림 총장

발전공로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CJ그룹 손경식 회장

축사를 하는 김종섭 총동창회장

경계를 넘어 세계로
Beyond Boundaries and to the World

서울대학교의 오늘을 일군 사람들

10월 14일 열린 제79주년 개교기념식은 오늘의 서울대학교를 만들고 빛낸 이들에 대한 시상으로 시작했다. 30주년 근속 시상 부문에서는 이용환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가 교원 21명 대표로, 신한철 법학연구소 담당관이 직원 6명 대표로 표창장을 받았다. 김소정 간호학과 학생을 비롯한 3명은 서울대학교의 정신을 실천해 ‘관악 봉사상’을 수상했고 박종수 JJ Park Enterprises 대표, 콩힝에이전시 이내건·이홍자 부부, 손경식 CJ 그룹 회장은 발전공로상을 받았다. 여성학의 발전과 여성인재양성에 평생을 기여해 온 박영혜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관악구청과 시흥시 등 유관기관 직원들도 시상 무대에 올랐다. 지역사회 및 국가를 향한 서울대학교의 책임을 다짐하는 자리임을 상징하는 대목이었다.
‘제3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에는 고(故) 김근태 의장과 고(故) 박종철 열사,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선정됐다. 이중 김근태 의장과 박종철 열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선 인물들로, 정형화된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 시대적 사명에 헌신한 ‘관악 세대’를 상징한다. 황동혁 감독은 “두 분 선배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앞으로 좋은 작품과 이야기를 만들어 세상에 좋은 목소리를 내겠다”라며 “작품 속 인물들에게만 용감한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저도 늘 부끄러움과 감사함, 슬픔과 불의에 대한 분노를 잊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라는 소감으로 이들의 정신을 기렸다.

경계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2025년

종합화 50주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에 이어 단상에 오른 유홍림 총장은 종합화의 의미를 짚으며 감사를 전했다.
“서울대학교 종합화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더 큰 도약을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모두에게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종합화 이후 이룬 거듭된 성장을 언급하며 ‘경계를 넘어 세계로(Beyond Boundaries and to the World)’라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학문 분야 간 경계를 넘는 융합적 연구와 교육을 지향하고, 다양성과 공공성을 근간으로 지역과 함께하면서 더 넓은 세계를 향하는 ‘지평의 연결-융합-확장’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이를 위해 초학제적 교육체제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 3월 디지털 대전환 시대 인재 양성을 목표로 첨단융합학부를 설립했고, 올해 3월에는 개별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 공통핵심역량과 창의적 융합역량을 함양하는 학부대학을 출범시켰다. 배움과 생활을 결합해 공감과 소통, 협업 능력을 증진하는 LnL(Living & Learning) 사업도 확장 중이다. 연구 분야에서는 내년부터 최첨단분야에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질문을 발굴하는 ‘SNU Grand Quest R&D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대학의 역할을 보다 넓은 곳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역과 상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는 혁신융합대학사업, KNU10 네트워크, 대학연대 지역인재양성사업단 등을 통해 고등교육의 공동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과 수도권의 격차를 좁혀왔다.
유홍림 총장은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며 AI, 바이오, 에너지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초우수 연구 인력 유치를 확대하고 해당 분야의 국가 전략기술 혁신 선도 대학으로 나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김종섭 총동창회장(사회산업학과·66)은 축사에서 “다가오는 개교 80주년과 21세기 도전에 맞서 더욱 크고 넓은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며 “총동창회 역시 45만 동문이 하나 되어 모교 발전과 후배들의 성장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꿈

학부대학과 14개 단과대학, 첨단융합학부, 11개 전문대학원 기수들이 각 단위의 깃발을 들고 무대로 모인 깃발 퍼레이드의 의미는 각별했다. 흩어져 있던 캠퍼스가 관악에서 하나가 된 50년의 여정을 되새긴 덕분이다. 사범대학 기수로 참여한 용지훈 교육학과 학생은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각 단과대학이 한자리로 모인 지 50년이 된 만큼 의미와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50년을 그리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대학교의 미래를 이어갈 학생의 말처럼 1975년 관악에서 하나가 된 서울대학교는 50년간 내일을 만들어왔다. 이제 경계를 넘어 지역을 잇고 세계를 향하며, 대한민국과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차례다.

종합화의 의미를 기념하는 ‘깃발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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