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③

나눔으로 만드는
기분 좋은 사회혁신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자유전공학부 19학번)

‘어떻게 하면 공급원이 끊겨도 나눔을 지속할 수 있을까?’ 김하연 대표의 질문은 성장산업에 주로 적용되던 기술을 복지 영역으로 옮기며 사회혁신 스타트업 ‘나눔비타민’을 탄생시켰다. ‘비타민처럼 기분이 좋고 몸에 좋은 세상’을 꿈꾸며 시작된 실험이 나눔과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열며 확장된 것이다.

Q봉사 경험과 코로나19 시기의 활동이 ‘나눔비타민’ 구상으로 이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언제, 어떤 계기로 처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고등학교 때부터 6년 정도 교육 봉사를 하는 동안, 멘토가 사라지면 멘티였던 아이가 방치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봤어요.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봉사가 중단되었을 때 유튜브 콘텐츠 팀에서 활동하면서 플랫폼에 눈을 뜨게 됐죠. 전날 올린 영상이 단시간 내 10만 뷰를 넘기는 걸 보고, 기부와 봉사도 방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마침 제 멘티 중 한 아이가 결식아동이었는데, 근처에 착한가게가 있어도 쉽게 이용하지 못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과 착한가게를 직접 연결해주는 구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Q구상을 구체화하면서 사람을 모으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A

자유전공학부 정보문화학 전공에서 쌓은 경험으로 혼자 웹페이지를 만들었더니 고객센터 창구로 쪽지가 엄청 많이 왔어요. 고맙다는 내용과 개선 요청이 섞여 있었죠. 개선은 제 능력 밖이라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데려오면서 4명이 함께하게 됐어요.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기 전까지 무급 활동이었지만 모두 헌신적으로 일했고, 지금은 10명으로 늘었습니다.

Q‘사람이 빠져도 운영 구조는 남는’ 나비얌을 완성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세계 최초 실시간 양방향 기부 연결 방식으로요.
A

전화나 설명 없이 식사권을 사용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는데 쿠폰 방식이 끝까지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쿠폰을 직접 쓰면서 ‘도움받는 게 아니라 내가 소비한다’라는 자존감을 느끼는 것도 봤고요.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을 더하면 지역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세아그룹 등 다양한 기업과 CSR 캠페인*을 했습니다.

*CSR 캠페인(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ampaign):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진행하는 활동이나 프로젝트

김하연 대표에게 전환은 관점을 바꾸는 힘

“같은 현상이나 사물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잖아요.
전환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린 것 같아요.”

Q6만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확보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A

초반에는 저의 옷차림과 말투를 매번 달리하며 하루 50곳에서 100곳의 착한가게를 방문했지만 성공률 30%를 넘기지 못했어요. 그때 자유전공학부 경영학 전공에서 족발집을 컨설팅했던 프로젝트가 떠올라서 사장님들이 거절하시는 이유를 먼저 들어 보기로 했죠. 결제 단말기 연동 문제, 아르바이트생 교육 부담 등 생생한 고민을 듣고 해결해 드렸더니 가입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매장 매출에 따라 쿠폰 사용량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착한가게 사장님들이 자발적으로 능력치만큼 기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거절당하는 과정과 방법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Q여러 과정을 거쳐 ‘2025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되셨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A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헌신적으로 함께해준 우리 팀, 믿어주신 착한가게 사장님들, 나비얌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포함해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정말 많거든요. 서울대학교는 사무공간 제공, 두 차례 기술지주회사 투자에 이어 올해 5월에는 창업 장학금까지 든든하게 지원해 주었어요. 그래서 저희를 좋게 봐주신 분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커졌습니다. 앞으로는 돕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섬세하게 연결할 방법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나눔비타민의 성과가 여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요.

Q첨단 기술 기반이라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이 더욱 기대됩니다.
나눔비타민이 그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A

우리의 최종 목표는 ‘AI for good’ 그러니까 AI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거예요. 선한 의지를 가진 개인과 기업이 경기 침체 등 상황에 따라 무너질 수 있잖아요. 돕는 사람들을 돕는 방파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믿어요. 기술 기반으로 나눔과 선한 의지가 선순환하는 행복한 세상을 바랍니다.

사회가 양극화될수록 효과적인 분배를 고민해야 해요.
나눔비타민이 사회 혁신을 지향하며
기술 기반 복지 구조를 고민하는 이유죠.

결식 우려 아동과 그들을 돕는 ‘착한가게’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식사쿠폰 플랫폼, 나비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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