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반도체 하나로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면?

신호 처리부터 기억·발광까지,
하나로 다 되는 ‘만능 반도체’ 개발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 연구팀

스마트워치나 패치형 혈당측정기처럼 몸에 붙여 쓰는 전자기기는 맥박이나 혈당을 재는 데 그치지 않고, 잰 값을 계산해 그 결과까지 보여준다. 그러려면 계산 장치와 기억 장치, 화면을 각각 만들어 이어 붙여야 한다. 장치가 늘어날수록 구조는 복잡해지고 전기도 많이 든다.

세 가지 기능을 하나의 소자 속에!

몸에 붙여 쓰는 전자기기의 소형화를 위한 대안으로 유기 트랜지스터1 가 꼽혀 왔다. 여러 기능을 한 소자2 에 담기 쉽고, 생체 조직처럼 부드러워 피부에 붙이기에도 알맞다. 다만 빛을 내려면 100V에 가까운 높은 전압이 필요했고, 빛이 나오는 영역도 좁고 불안정했다.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 연구팀은 전압을 낮추는 데서 답을 찾았다. 발광 반도체 안에 이온 수송 촉진제라는 물질을 넣은 것이다. 반도체 속으로 전기가 들어가기 쉽게 만드는 물질이다. 그 결과 1.5V 건전지 두 개면 되는 3V 이하의 전압으로도 넓고 안정적인 빛을 내는 데 성공했다.
전압만 낮춘 것이 아니다. 연구팀은 같은 소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도 넣었다. 이온이 움직이고 쌓이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신경세포가 자극을 기억하는 방식과 같은 원리다.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소자가 이를 기억하고 반응을 조절한다.
이렇게 완성된 반도체는 외부의 컴퓨터나 화면 없이도 들어온 신호를 계산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빛으로 나타낸다. 피부에 붙인 소자 하나가 신호를 받고 계산하고 나타내는 일을 모두 하는 셈이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산 장치, 메모리, 표시장치를 따로 제작하여 연결할 필요 없이 하나의 반도체 디바이스 안에서 모든 기능을 통합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지능형 인공피부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 1 유기 트랜지스터: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탄소를 기반으로 한 물질로 만든 트랜지스터. 잘 휘고 부드러워 피부에 붙이는 기기에 쓰인다
  • 2 소자: 전기 신호를 처리하거나 빛을 내는 등 특정 기능을 하나씩 맡는 전자 부품
- 『Nature Materials(IF=38.0)』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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