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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잠든 사이 스스로 청소한다. 뇌척수액이 흐르며 하루 동안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 뇌 노화를 늦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글림파틱(glymphatic) 시스템과 뇌수막 림프관 덕분이다. 그렇다면 깨어 있는 동안 청소 기능을 대신할 방법은 없을까?
퇴행성 뇌질환, 꾸준한 운동으로 관리한다
우리의 뇌는 청소 시스템을 갖고 있다.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 과 뇌수막 림프관(meningeal lymphatic vessels)**이다. 글림파틱 시스템은 뇌척수액이 혈관 주위 채널을 통해 뇌 간질액과 교환되며 뇌의 노폐물을 씻어낸다. 경로를 따라 이동한 노폐물은 뇌수막 림프관을 통해 림프절로 배출된다. 최근에는 글림파틱 기능이 저하되면 독성 단백질이 쌓여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면서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수막 림프관 활성화가 뇌 건강 관리의 중요한 단서로 떠올랐다. 병원에서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이나 인지기능 저하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운동이 어떤 경로로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첨단융합학부 최승홍 교수, 체육교육과 김유겸 교수,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성홍 교수 공동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규칙적인 운동이 뇌의 청소 경로를 실제로 활성화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19세 이상 건강한 성인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단 한 번의 중강도 실내자전거 운동을, 다른 그룹은 12주 동안 주 3회, 매회 30분씩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이며 실내자전거를 타도록 했다. 각 그룹의 운동 전후에는 정맥 내 조영증강 T1 맵핑(dynamic T1 mapping), black-blood T1-weighted 영상, IR-ALADDIN 기법 등을 동원해 글림파틱 시스템 흐름, 뇌수막 림프관 크기와 흐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 운동 그룹에서는 조가비핵(putamen)을 포함한 뇌 기저핵 부위의 글림파틱 유입 흐름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뇌수막 림프관의 크기와 흐름이 운동하기 전보다 뚜렷하게 향상되었다. 혈액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혈장 단백질 분석 결과, 장기 운동 후 염증성 단백질(S100A8A9, DEFA1A3, PSMA3)은 감소하고 효과적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J-chain)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단발성 운동 그룹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운동이 뇌의 청소 체계를 활성화하고 뇌 노화를 늦추며 염증을 완화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최승홍 교수는 “운동이 뇌 건강을 향상하는 방식을 밝힌 중요한 연구 결과”라며 “연구에 사용한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수막 림프 흐름 MRI 기법은 실시간 뇌 건강 평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