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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경 ‘혜준’ 대표

섬유 기업 ‘혜준’을 운영하는 김준경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에 기부 활동을 지속해서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건물 내 시설 지원과 ‘천원의 식샤’가 있다.

아들을 향한 사랑, 작은 실천의 시작

“우리 아들 혜준이가 서울대생입니다. 대학교에 이어 지금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답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습니다. 거동이 어려운 혜준이는 엄마와 함께 등하교를 하는데요. 기부의 시작은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머무는 시간이 긴, 아들을 위한 고민에서였습니다.”
김준경 대표와 아내 김혜경 씨의 아들 혜준이는 태어나면서부터 곳곳의 관절이 굳는 병인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을 앓았다. 몸은 약했지만, 혜준이는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따로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늘 우수한 성적을 받아오는 학생이었다. 의대가 꿈이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의대 준비가 어려웠다. 대신 어릴 적부터 좋아한 수학과 과학을 살려 자연과학대학에 입학했다.
기업의 대표이기 전에 한 학생의 학부모인 만큼, 그는 아들 혜준 학생이 입학하던 학기 초 자연과학대학 건물을 보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아들이 있기에, 비슷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의 불편함이 무엇인지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시작된 첫 기부

“아들이 자연과학대학에 머무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휠체어로 문턱을 지나갈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수동문이 대부분이라 자동문 하나 없고요. 큰 부자는 아니지만, 기업 대표로서 아버지로서 작은 부분이라도 기부는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김 대표의 첫 기부는 2018년도 혜준 학생이 입학하던 해부터 시작됐다. 과거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입구는 이중 수동문에 받침목도 따로 없었다. 아들이 탄 수동 휠체어를 아내가 미는 동안 문을 잡아줄 사람이 매번 필요했다. 그때마다 남편이나 아들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는 단과대 사무실을 찾아가 자동문을 만드는 데 써달라며 기부금을 건넸다.
“저희 부부야 여건이 되니 아들에 대한 지원이 어느 정도 가능한데요. 몸이 아픈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곁에서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대는 2018년도 하반기 출입구를 자동문으로 바꿨다. 또 옆 강의동에 장애학생 휴게실도 새로 지었다.

현실적인 후원, 천원의 식샤

집이 경기도 광주라, 김 대표의 아내가 매일 아들을 챙겨 서울대학교로 등하교를 함께했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두 끼는 학교에서 먹었다.
“점심때 구내식당으로 아내와 아이가 밥을 먹으러 가잖아요. 매일같이 학교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당 아주머니분과 인사도 하고요. 요새 물가가 참 올랐는데, 학생이 식당에서 밥을 사서 먹기엔 부담스러울 거 같다고 아내가 말을 전했어요. 그러다 천원의 식샤를 접했는데, 부담 없이 잘 먹는 학생들을 보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내 ‘천원의 식샤’를 보고 인상 깊었다. 학생을 위한 식사 프로젝트가 현실적인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 서울대의 천원의 식샤를 자랑했다고 전한다. 서울대학교처럼 다른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기부 프로그램이 있는 줄 알았단다. 살펴보니 다른 대학교의 경우, 하루 식사 인원에 제한이 있어 많은 학생이 혜택을 보기 어려웠다.
서울대에 공식적인 기부 활동 외에도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만드는 침구 관련 제품을 장애학생 휴게실과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나눔 하기도 했다. 주변에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이들이 있으면, 아내의 조언을 받아 소소한 기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우리 아내가 기부 실천의 시작점입니다. 아들과 곳곳을 다니며, 도움을 주면 좋을 곳이 있다고 저에게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아픈 아들을 보면서 주변과 세상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아들 혜준이도 재능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가르치는 것인데요. 복지기관에 방문해 주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수학 수업을 해주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저희 부부가 도울 수 있는 곳곳에, 작은 배려와 따스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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