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길 잃은 강아지,
이제 AI로 찾습니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 (전자공학과 박사 99년 졸업)

우리 생활로 들어온 AI는 기능적 도움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도 일조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로 CES 2022 최고혁신상까지 받은 스타트업 ‘펫나우’의 임준호 대표는 AI와 인간의 이상적인 공존을 실천한다.

펫나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사람의 지문처럼 반려견마다 각기 다른 비문(鼻紋, 코 무늬) 사진을 AI가 자동으로 찍어주죠.
그 인식률이 98.97%에 이르러 반려인뿐 아니라 반려동물 정책 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펫나우가 보유한 기술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펫나우는 AI 기반의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람이 지문 등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듯 강아지도 코에 있는 주름인 비문을 앱에 등록해 놓으면 언제든 개체 확인을 할 수 있는 서비스죠.
움직이는 강아지의 선명한 비문을 취득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펫나우는 ‘오토 포커싱’ 기술로 생체 인식률을 98.97%까지 높여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저희의 오토 포커싱 기술은 스마트폰을 반려견에게 향하기만 하면 AI가 비문을 자동으로 취득해 등록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미국전기전자공학회로부터 다른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이고 독보적인 인식률을 인정받았죠.
덕분에 작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분야별 1등만 받을 수 있는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기업은 삼성, LG 그리고 펫나우뿐이었어요.

서울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연구실에서 반도체를 들여다보던 대표님께서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로 동물을 키우지 못했어요. 헤어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4~5년 전 생체 인식 붐을 맞닥뜨리면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릴 걱정을 더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들과 사업 아이템을 구상한 후 다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물등록제가 시행 중이고 ‘내장형 마이크로칩’이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등록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려동물의 몸에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것이 거부감을 준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칩이 커서 포기하는 견주도 있습니다. 10만 원 안팎의 비용도 문제고요. 동물권 인식이 높은 나라에선 반려동물이 또 다른 가족이기 때문에 반발이 더 큰 편이에요. 우리나라에선 1년에 13만 마리 이상의 동물이 유기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마이크로칩 내장형 동물등록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체 이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CES 2022 앱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만큼 많은 관심이 쏟아졌을 텐데, 어떤 반응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수상 여부를 떠나 CES 2022에서 저희 부스가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죠. 펫나우의 생체 인식 서비스는 온라인 비대면 생체 인식이기에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칩보다 덜 ‘공격적’이어서 견주는 물론 정부도 좋아할 만한 기술이죠. 앱 사용만으로 몇 초 안에 주인의 신원, 주소지 이전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영국 BBC에서 제의가 와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고, 미국 CBS 〈드루 베리모어 쇼〉에서 언급되는 등 국제적으로 펫나우를 알릴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구글, SK텔레콤 등과의 협업 기회도 얻었고요. 53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 유치야말로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펫나우 앱이 출시됐는데 이용자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6만여 명의 회원 수를 기록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이밀면 강아지가 도망간다’, ‘반려견 여러 마리가 모여 있을 경우 AI가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강아지의 비협조와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의 부재 속에서 인식률을 0.01%라도 더 높이는 것이 저희의 과제입니다. 다행인 것은 스마트폰 기술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스마트폰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카메라 기술이 눈에 띄게 좋아져 저희의 기술 개발 방향과 맞아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가 AI와 어떤 모습으로 공존하리라고 예상하시나요?

AI는 스마트폰이 세상을 변화시킨 것만큼의 임팩트로 다가올 거라고 봐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염려는 단편적인 생각이죠. 사람들은 더 창의적인 일에 관심을 갖고, AI는 생활 전반에서 기능적인 일을 맡으면서 마치 오래전부터 반려동물이 그런 것처럼 긍정적으로 공존하리라 생각합니다. 펫나우의 AI 기술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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