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donator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
경영학과
84학번 ·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경영학과
73학번
서울대에 부임한 젊은 교수 곽수근과 김광일 조교가 첫 인연을 맺은 날로부터 3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스승의 가르침과 그 가르침을 따른 제자가 함께 맺은 열매는 덕송장학회라는 숲을 이루고 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는 MBK파트너스 김광일 대표. 덕송장학금은 김광일 대표 인생의 고비마다 끝까지
지지를 보내준 곽수근 교수의 가르침을 잇고자 2009년 경영대 학생들을 위해 그가 만든 장학금이다. 인생의 멘토가 된 곽수근 교수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거듭할 힘을 얻을 수
있었기에 꼭 스승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고 싶었다는 김광일 대표. 대학원 졸업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공인회계사와 사법고시 합격 후 사회인이
된 지 20년 만이었다. 2,000만 원으로 시작한 덕송장학금은 회를 거듭하면서 김광일 동문에게 사회적인 성공보다 더 소중하고 고마운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수님께서 늘 ‘신세를 많이, 왕창 져라. 그다음에 내가 받은 은혜를 잊지 말고 사회에 갚으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맺혀 덕송장학금의 씨앗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덕송장학금의 첫 번째 조건은 가난할 것, 마지막 조건은 ‘페이 포워드’다. 09학번부터 시작한 장학금이 22학번까지 서른 명으로 이어지는 동안 거창한 장학금 수여식은
없어도 일 년에 두 번의 정기모임과 더불어 김광일 대표, 곽수근
교수의 멘토링이 한결같이 이어져왔다.
연락만 하면 밥도 사주고 진지하게 고민도 들어주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것이다. 역사가 쌓이다 보니 장학금을 받은 서른 명 학생들 간의
멘토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고 한다. 덕송장학금으로 차곡차곡 인연을 맺은 학생 서른 명은 제각기 다른 길을 걸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대학이라는 곳은 느티나무 아래의 그늘 같은 곳이죠. 잠깐이지만 그 아래에서 쉬기도 하고 책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 이곳을 떠났다가도 느티나무가 그리울 때 다시 찾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죽음을 인지하고 사는 유일한 동물인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다음 세대를 위해 믿음과 지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곽수근 교수. 얼마 전 28회
상남경영학자상을 수상하면서 미래를 위한 경영학자의 길에 대해 더욱 뚜렷한 비전을 그리게 되었다.
“경영학이라는 게 원래 남의 것을 얻어서 하는 일입니다. 용기 있게 좋은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관리를 잘해서 더 많은 걸 돌려주는 것이 경영의 본분이죠. 그렇기에
학생들이 가슴속에 어떤 씨앗을 갖고 시작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저는 우리
덕송장학금, 특히 김광일 대표가 학생들에게 뜨겁고 좋은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절이건 젊은이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거쳐 성장하게 된다. 먼저 겪은 세대가 조금 더 베풀어줄 때, 거대한 시간 열차의 훌륭한 동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곽수근
교수의 뜻이다. 그것이 우리가 치열하게 배우며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줄 것이다. 덕송장학회에서도 단순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뜨거운 마음들을 다음 세대에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일 대표는 지금을 덕송장학회 1세대라고 명명한다. 장학회를 시작할 때 곽수근 교수는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라고 전했지만, 김광일 동문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40대가 되어 한 세대가 바뀔 무렵을 기대하고 있다. 후배들이 선한 뜻을 가지고 계속 사람을 세우고 서로를 돕고 인정해주도록, 품에 안아주는 선배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누군가가 이 장학회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고마운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좋은 관계는 무한 복제될 수 있고 선한 미래를 꿈꾸게 한다.
후배들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덕송장학회의 멘토링이 지금처럼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