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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학교에서의 여정

이경인 국어국문학과 15학번, 이수경 동양화과 18학번, 박선민 독어독문학과 20학번





4년, 때론 그보다 조금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은 학교가 가진 자율과 다양성 위에서 학문을 익힌다. 사회에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학문을 익히는 것뿐 아니라 옳다고 믿는 것을 소신 있게 주장할수 있는 용기, 거듭되는 도전과 실패 속에서 얻는 의지, 나 자신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을 배우며 성장한다. 당연하게 여겨진 많은 것들이 소중해진 지금, 학교는 어떤 의미일까? 세 사람에게 물었다. 

 


 코로나19로 학교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달라진 비대면 환경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이경인 : 줌 수업을 처음했던 작년 1학기는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된 것 같아요. 저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데 인원이 적고 전공수업들만 있어 비대면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학교가 고요한 것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아요. 한창 붐벼야 할 때인데 학생들이 드문 게 아직 생소해요.


이수경 : 잠만 자던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실습하고 공부도 카페에서 했는데 요즘은 일상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고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좁은 공간에 혼자 있는 게 우울했는데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제가 조금 단단해진 계기도 만들어진 것 같아요.


박선민 : 입학하자마자 코로나19가 발생해 대학 생활 전부가 비대면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운 좋게 기숙사에서 생활해 다른 동기들보다 학교에 자주 가는 편이에요. 입학하기 전 과방에서 친구들이랑 모여 함께 이야기하는 소소한 일상을 꿈꿨는데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워요.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예전의 학교생활이 더욱 그리울 것 같아요. 학교에 다니며 만들었던 잊지 못할 추억이 있나요?  

이경인 : 학부생 때 언론인을 꿈꾸며 대학신문사와 영상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밤샐 때도 많고, 기사를 쓰면서 다른 사람과 부딪힌 적도 있었지만 편집장으로서 조직을 이끄는 책임감을 배웠어요. 또 학생과 교수님 위주로만 생각했던 대학이란 공간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죠.


이수경 : 축제 담당 동아리 ‘축하사(축제하는 사람들)’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축제 때만 개방하는 잔디광장에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열 수 있을까 고민하고 함께 준비하며 땀 흘리는 게 무척 보람됐어요. 또 SNS 기자단에서 캠퍼스에서의 일상을 기록하는 인스타툰을 연재하고 있는데 주제가 학교생활이다 보니 학생들과 함께 공감할 만한 소재가 무엇인지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재밌게 보고 계신 학우님들의 댓글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서울대학교 안에서 나에게 특별한 장소, 다른 학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이수경 : 답답할 때마다 옥상에 올라가길 좋아했어요. 관정관 옥상, 미술대학 옥상에 올라가 햇빛을 받으며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가 내쉬면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박선민 : 아직 학교를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신양인문관과 독어독문학과 과방 사이에 있는 휴식공간을 가장 좋아해요.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앉아있기 좋고 친구들이랑 이야기 나누기도 좋아서 학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공간이에요.


이경인 : 학교에 걷기 좋은 곳이 무척 많아요. 사실 신입생 때는 학교가 너무 크고 건물도 듬성듬성 자리해 수업을 듣기가 너무 힘들어 화내면서 다녔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쁘고 좋은 공간이 보이더라고요. 인문대 자하연도 칙칙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봄에는 주위에 핀 꽃 잔디가 아름답고 여름에는 우거진 나무들이 숲에 들어온 기분을 선물해줘요. 다른 학우들도 그런 풍경을 놓치지 말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대학을 취업 전 관문으로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세 사람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박선민 : 작년 1월, 신입생 모임 때 낙성대역부터 인문대까지 걸어왔어요. 그때 처음으로 학교를 제대로 봤는데 건물이 여러 개 있어서인지 마을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입학하고 나서는 그 마을 안에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들 속에서 저 역시 학교에 온 목표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수경 : 고3 때 서울대에 지원했지만, 불합격해 엄청 울었던 적이 있어요. 미련이 너무 남아 다른 학교에 다니면서 원서를 내고 실기를 준비했는데 덜컥 합격했죠. 인생에서의 가장 큰 슬픔과 그보다 더 큰 성취감을 함께 준 곳이에요. 자랑스럽고 애틋한 이곳에서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길 바라요.


이경인 :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면서 내가 가장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곳이자 자유 안에서 스스로와 대화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학교에 다니기 이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저 자신을 찾아가는 공간이기에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장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