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좋아한다면
흔들리지 말고
전진하라

2025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은지 학생 (의류학과 24학번)

좋아하는 무언가를 계속하려면 거창한 이유나 동기는 필요 없다. 자신이 선택한 책임감 하나만으로도 열심히 해야 하니 말이다. 아이스하키가 좋아서, 잘 해내려 했던 이은지 학생은 일상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은지 학생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한 가지 생각에만 몰두했다. ‘지금 상황에서 최선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기’라고 말이다. 시간이 모자라고 때로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좋아하는 아이스하키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해내야 한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그녀는 지난해 서울대 의류학과 신입생이 됐고, 올해 2학년이 된다. 그리고 2025년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한다.

아이스하키 선수의 의류학과 진학이 흥미롭게 들립니다.
의류학과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가 이과였어요. 화학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섬유 소재를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스하키 운동을 하니까 운동복 소재를 많이 접하게 돼서 더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의류학과에 합격한 후 수업을 들으면서 디자인 쪽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현재 착용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복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데요. 의류 소재 섬유 강의를 들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해봤어요. 아이스하키 운동복 소재가 폴리에스터로 되어 있는데요. 나중에 신기술이 나오면 혼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폴리에스터는 형체 안정성을 지녔고 탄성 회복률이 높아서 훌륭합니다. 대신 흡습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현재 선수복의 한계나 개선 가능한 부분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의류학과 학생으로서 만들어보고 싶은 운동복이나 의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언젠가는 장애인 운동선수를 위한 맞춤형 운동복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스포츠 각 분야에서 세계기록이 깨지는 걸 보면서 든 생각이에요. 운동선수들의 환경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는데, 크게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의류라고 생각하거든요. 운동선수에게 운동복은 그들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좋은 운동복을 개발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어요. 생각해보니까 일반 운동선수들보다 더 좋은 환경이 필요한 사람이 장애인 선수들이잖아요. 각자의 상황을 고려한 맞춤 운동복이 필요할 겁니다.

선수 생활과 학업에 모두 충실한 결과, 서울대 의류학과에 합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화했을 것 같은데요.

스스로 약속을 지킨 거니까,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시간이 지나 기억이 약간 미화됐지만, 어머니 말씀을 들어보면 중·고등학교 때 새벽에 공부하면서 울기도 했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열심히 살았다’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운동과 학업 모두 병행이 가능했던 건 주변 환경과 운이 잘 따랐던 덕분이기도 하고요. 좋은 결과를 이루고 나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되는구나, 스스로 확신이 생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대학 합격은 될 때까지 하겠단 마음으로 할 생각이기도 했고요. 제가 한 선택인 만큼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2024년 서울대 의류학과 새내기로 1년을 보냈는데, 전공 공부를 해보니 어땠는지요.

처음에는 섬유 소재만 생각하고 왔는데, 의류를 중심으로 모든 분야를 배우는 느낌이 듭니다. 패션 마케팅부터 소재, 디자인 등 전반에 걸친 모든 내용이 매력 있습니다. 2학기에 수강한 패션 드로잉과 의류 소재 섬유 강의가 흥미로웠는데, 드로잉은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과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늘더라고요. 의류학과 진학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기본적인 부분은 과제로 보완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아이스하키 운동 덕분에 서울대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아이스하키가 학업의 원동력이 된 것처럼 들립니다.

아이스하키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합니다. 아이스하키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이스하키를 하다가 슬럼프가 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자 노력했어요. 선순환처럼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주더라고요. 사실 공부는 학생으로서 해야 하는 본분이라 생각했습니다. 좋아서 했다기보다는, 해야 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좋아서 시작한 아이스하키 운동이 공부를 꾸준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자 선한 영향력을 미친 것이 맞습니다.

이은지 학생처럼, 청소년 시절 운동이나 음악 등 다른 활동을 하면서
학업도 성실히 병행하고 싶은 후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누구에게나 병행은 어렵습니다. ‘병행’은 둘 다 좋아서 하는 것이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너무 힘들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병행할 때 하나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니까요. 개인적인 방법인데,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기 자신한테 취해보라고 전하고 싶어요. 저의 경우, 조금 더 편안해지더라고요. 이른 시각 공부하는 자신을 응원하면서 북돋아주는 거죠. 자신한테 취하면 좀 더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 의류학과 학생이자 전공 이후 어떤 졸업생을 꿈꾸는지, 또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향후 목표는 무엇인지요.

지금까지 살면서 계속해온 것이 운동인데 대학교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자신을 스포츠라는 테두리 안에 가둬놓고 싶지 않았어요. 최대한 많은 걸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했던 말인데요. “우리는 이 세상에 여행하러 온 여행자들이다. 우리는 잠시 세상에 왔다가 가는 거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 그 국가나 지역에서 최대한 많은 걸 해보려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잖아요.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한 가지만 보고 가면 너무 재미없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행복을 느끼려고 하듯이, 여러 분야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살고 싶습니다. 아이스하키 운동선수로서도 늘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돌이켜보면 ‘열심히 살았다’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좋은 결과를 이루고 나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되는구나
스스로 확신이 생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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