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art & culture

미래를 위한 변화에 대응하다 문화예술원 2024
Student-up ‘Re-plant’

2024년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대학교 68동 제1파워플랜트에서는 인뎁스 팀이 기획하고,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이 주최한 전시 ‘Re-plant’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Student-up 프로그램에 선정된 인뎁스 팀이 제작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인테리어 전시 자재의 순환

‘Re-plant’는 인테리어 전시 자재의 순환을 주제로 한 장터이자 온오프라인 전시이다. 이번 행사는 ‘소비-사용-폐기’를 반복하는 미술전시 설치 과정에 질문을 던진다. 또 이 과정에서 쉽게 버려지는 자재의 재사용 가능성을 알아보려는 시도를 담았다.
인뎁스 팀은 선형적인 기존 폐기처리 시스템에 개입해 전시 기획을 이끌었다. 전시에 사용되었던 설치물들의 과거 흔적을 조명하고, 순환과 재사용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취지이다.
전시는 파워플랜트에서 수집된 물품을 단순 나열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집된 물품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재정의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Re-plant’는 물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재사용될 것인지, 불가피하게 폐기해야 할 물품은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논의하는 장이 되도록 구성되었다. 이런 과정은 파워플랜트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의 지속가능성 실현에 기여하고자 함이었다.

건축과 미래, 그리고 변화와 순환성

인뎁스 팀은 2024년 하반기 파워플랜트에서 나온 설치 폐기물을 조심스럽게 해체해 다시 쓸 수 있는 상태로 되돌렸다. 관객은 전시장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자재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필요하다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의 실천을 높이려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건축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건설 폐기물이 우리나라의 연간 총 쓰레기 발생량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인덱스 팀에게는 건축 분야 폐기물 사용 관행과 막대한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재사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으로 다가왔다. 또 미술관이 구조물을 설치하고 폐기하는 주기를 살펴보면 건물에 비해 짧고 빠르다. 인뎁스 팀은 ‘Re-plant’ 전시가 이런 자재를 재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테스트베드이자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한 학기 동안 열렸던 전시에 어떤 자재들이 사용됐는지를 조사한 후, 직접 해체 과정에 참여했다.
공과대학 건축학과 건축문화연구실에서 석사과정으로 재학 중인 김명준 학생은 “전시에서 연주회를 담당했는데, 특이하게 폐기물로 포스터 한 장이 나왔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특정 공간을 잘 채울 수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건축학과 남정우 학생은 “무대세트 해체에 직접 참여해보니 생각보다 수고스럽고 힘든 일이었다. 설치할 때는 간편한데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면서 “친환경적인 관점에서 순환적인 건축을 해야 한다기보다, 이제 모두가 생각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자본주의와 성장이란 키워드와 함께 건축도 함께 발전했지만, 이제 무한한 성장이란 미래가 불가능한 만큼, 지구는 변화하고 있다. 미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변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그 키워드로 순환성을 생각했다”며 전시 주제를 잡은 과정을 설명했다.

인뎁스(InDepth)

‘인뎁스’는 지속가능한 담론 생산과 실천을 도모하는 젊은 건축가들의 모임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건축과 도시의 지속가능함’을 주제로 디자인부터 비평, 큐레이팅, 연구까지 다양한 매체를 경유하며 서울 안팎의 건조 환경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창작한다.

기획/운영

인뎁스(김명준, 남정우, 박경민, 박신우, 안우진, 조동현, 조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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