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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도움에 보답하는

미래를 꿈꾸며

김혜준(생명과학부 석박통합과정)





지난 2월 열린 제76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생명과학부를 졸업한 김혜준 학생이 첫 학생 리더십상을 수상했다. 그는 신체 여러 곳의 관절이 경화되는 희귀질환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을 앓고 있음에도 타인을 위한 봉사활동과 배움을 향한 학술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학부 졸업 후 RNA유전체학 연구실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생명과학을 처음 꿈꿨던 그때처럼 도움에 보답하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사람들

“RNA는 생명 현상의 중심에 있는 분자로 마이크로RNA는 인간 세포의 거의 모든 측면에 관여하는 작은 RNA입니다. 마이크로RNA의 이상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질병 원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도 있어요. 학부 4학년 때 RNA유전체학 연구실 인턴으로 활동하다 관심이 생겨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어요.”

어렸을 적 법조인을 꿈꾸던 김혜준 학생이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교 때 일이다. 병원에 자주 오가며 여러 질병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명과학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그에게 학업을 마치는 것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1학년 때는 학교에서 넘어져 무릎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도 당했다. 그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은 학업을 이어갈 원동력이 됐다.

“깁스하는 동안 수동 휠체어를 사용해야 했어요. 교양과목을 듣느라 이곳저곳 오가야 했는데 실험 수업을 같이 듣다 친해진 동기 친구가 수업 때마다 제 휠체어를 밀고 같이 가 주었습니다. 손이 불편해 필기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때도 친구들이 도와주었죠. 동기들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부상에서 회복한 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대학교 입학 전부터 꾸준히 했던 교육 봉사였다. 탈북 청소년들의 학업을 돕는 남북사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는데 3학년 때는 30대 늦깎이 학생의 공부를 한 학기 동안 도왔다. 자녀를 돌봐야 하는 학생의 사정으로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부족한 부분은 따로 강의를 녹화해 보내주며 최선을 다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는 상대방의 사정을 먼저 이해하며 봉사를 마쳤다.


나와 타인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4학년 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생 심포지엄인 전국대학생 생물학심포지엄 위원장을 맡았다. 대학원 입학을 앞둔 가장 바쁜 시기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학술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됐지만 좋아하는 일이기에, 함께 노력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동시에 자신 같은 장애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시설 개선에 관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김혜준 학생의 노력으로 RNA유전체학 연구실을 비롯해 자연과학대학 출입문이 자동문으로 바뀌었고 장애인 화장실 역시 개선됐다.

“어떤 시설이든 장애인들에게 편리하면, 비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에게 편한 학교를 만들고 싶은 생각에 요청드렸어요. 자연대학 학생행정실은 물론 장애학생지원센터 선생님들과 교수님께서 모두 신경 써 주신 덕분에 학부 입학 때 느꼈던 불편함이 크게 개선됐어요.”

올해 2월 대학원에 진학한 김혜준 학생은 RNA유전체학 연구실에서 생물정보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저 좋아하는 일이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는 김혜준 학생은 처음 생명과학을 꿈꿨던 그때처럼 지금껏 받은 도움에 보답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 생명과학을 공부할 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난치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규명하겠다’라는 꿈이 있었어요.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죠. (웃음) 거기까진 불가능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에 전념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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