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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공존
융합기술대학원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2021 세계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전문 서비스 로봇 시장은 12% 증가한 67억 달러(7조 9천억 원)를 기록했다. 로봇의 활동 분야가 확장하며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는 가운데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은 사람이 사는 다양한 환경에 순응하고 인간 사회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로봇을 연구한다.
사람을 위해 태어난 아바타 로봇, ‘토카비’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재난 현장 구조에 사용되는 로봇 ‘토카비(TOCABI)’가 공개됐다. 서울대 동적시스템연구실에서 개발한 토카비는 조종자가 VR기기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로봇이 조종자를 따라 행동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래 동화 속 사람을 도와주는 ‘도깨비’에서 따 온 이름처럼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개발됐다.
“CES 참가 이후 조작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어요. 그동안 조종자 몸에 트래커를 붙여 로봇이 그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는데 노이즈가 발생하기 쉬워 별도의 햅틱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로봇 손도 새로 설계했는데요. 기존에는 손가락이 3개밖에 없어 세밀한 작업이 불가능했는데 사람의 움직임과 유사한 로봇 손을 제작하고 그 성능도 향상해 보다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 박수한(박사과정)
발전된 토카비의 성능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로봇 대회 ‘ANA 아바타 엑스프라이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로봇공학자들이 팀을 이뤄 출전하는 이 대회는 75분 동안 로봇의 사용법을 조작자에게 교육한 뒤, 25분간 조작자가 직접 아바타 로봇을 통해 10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2021년 준결승을 통과한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은 18개 팀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8위를 기록했다.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개입하는 상황이라 변수가 많아 시행착오를 거듭했어요. 또 로봇을 한번 구동하려면 각 파트를 동시에 작동시켜야 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팀원들이 함께 모이기가 쉽지 않았죠. 결과는 아쉽지만, 좋은 로봇은 성능만큼 사용자와의 상호작용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 김동현(박사과정)
로봇과의 조화가 자연스러운 사회
2009년 출범한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은 휴머노이드 로봇, 4족 로봇, 로봇 손 등을 설계하고, 인간 환경에 사용하기 적합한 로봇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한다. 또한, 모션 캡처로 얻은 사람의 동작을 분석하고 이를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 인간과 로봇이 호응하고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사는 환경에 순응하는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지금처럼, 로봇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것도 일상이 될 거예요. 그런 시대에서 로봇은 작동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위화감 없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가 하는 대표적인 연구도 로봇을 유연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로봇 공학은 인간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학문인 것 같아요.” - 신재용(석박통합과정)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일각에서는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거라 예견한다. 그러나 동적로봇시스연구실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로봇으로 해결하는 사회를 꿈꾼다. 인간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사회의 갈등을 중재하며 살기 좋은 문명사회를 만드는 것이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이 그리는 미래이다.
“우리 주변에서 생기는 갈등 중 대부분은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은 로봇에게 맡길 수 있는, 로봇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요.” - 김승연(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