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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와 나

조화로운 사회를 완성하는

나눔의 실현

미주동창회 회장

노명호 동문(토목공학과 61학번)




 

한결같았던 열정의 온도


전란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그 시절, 여섯 식구가 함께 살던 전세방의 불은 밤늦도록 꺼지지 않았다. 치열하게 공부해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입학했지만, 어려웠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4년 내내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입주 과외교사로 지내며 대학을 마칠 수 있었다. 노명호 동문에게 어려웠던 옛 시절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인 동시에 주변을 살피고 자신과 같은 후배들을 도와야겠다는 결심의 시발점이 됐다.


미국 육군 공병대에 토목 기사로 일하며 우연히 미국에 갈 기회가 생겼다. 낯선 땅이었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모든 일에 열정을 다했다. 1979년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인프라 엔지니어링 기업을 설립해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5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 공공 기관과 사업을 진행했다. 달라진 일상에도 옛 결심은 변함이 없었다. 미국에 온 지 13년째 되던 해 그는 남가주 공과대학 동창회에 참석하며 모교와의 인연을 다시 이어갔고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출연했다.


“40년 가까이 동창회와 함께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특히나 먼 타국에서 모교 동창들의 존재는 큰 힘과 위안이 됐지요. 2006년에는 남가주 총동창회 회장직을 맡았어요. 당시에 남가주 총동창회 합창단이 창단했는데 서울대학교 개교 60주년으로 열린 음악회에서 창단 기념 공연이 열렸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자리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1,800여 명의 동문과 교포들을 모시고 공연이 열렸는데 여전히 가슴 뜨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한인사회에 건넨 새로운 나눔의 손길


노명호 동문은 지난해 6월, 제16대 미주동창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평소 장학 사업에 고민이 많았던 그는 얼마 후 서울대 장학 사업을 한인사회에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장학금은 1인당 1만 달러로 한인사회 장학금 규모로 최대이다. ‘동문끼리’라는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 한인 커뮤니티와 더불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결정이었다.


“이제는 같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허물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지난 6월 미주동창회 평의원 회의 때 미주와 캐나다에서 선발된 10명의 장학생에게 각각 1만 달러씩 지급했어요. 미국대학 재학생들에게 큰 금액을 지원하는 장학 프로그램이 없어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포럼도 한인사회에 개방하고 있습니다. 학계나 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대 동문을 발표자로 선정하는데 비서울대 출신도 포럼에 출연시키는 등 한인사회와 함께 나아가려고 합니다.”


노명호 동문은 “누구에게나 자랑스러운 미주동창회를 만들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가난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사회, 모두가 서로를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 그의 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수혜자 학생들로부터 편지를 받을 때마다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서울대 학생들 모두가 어떤 일을 마주치더라도 기죽지 말고 꾸준히 성실하게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