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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생약학 미래를 품은

신비의 동산

약학대학 약초원 한상일·민필기




 

1,300여 종을 보유한 약용 식물 보물창고

전통 한의학의 근간이 되어온 약초의 그 효능과 가치가 인정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약용 식물의 확보와 개발을 통해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60년 역사를 지닌 서울대학교 약초원은 이 같은 신약 후보 물질 개발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약용자원식물1,300여 종을 보유한 생약 자원 저장소이다. 한상일, 민필기 선임 주무관은 경기도 고양, 시흥, 파주와 제주도에 운영 중인 네 곳의 약초원에서 표본 재배와 유전자원 관리를 도맡고 있다.

“약초원에서는 약학 연구의 원천 자원으로 쓰이는 약용 식물을 바로 채취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어요. 기후에 따라 식물 생식도 달라져, 사전 예약을 통해 견학할 수 있는 고양 약초원 외에도 시흥 약초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죠. 이 밖에도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아열대 식물은 제주도 분원에서 재배, 관리하고 있습니다.” - 시흥 약초원 민필기

약초원은 연구에 필요한 유전 자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9년 한상일 선임 주무관이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이는 300종뿐이었다. 각각 원예학과 조경학을 전공한 한상일, 민필기 선임 주무관은 약학대학 전공서로 약용 식물을 공부하고, 틈날 때마다 보유하지 못한 표본을 찾아 나섰다.

“연구를 위해 요청하시는 식물이 다양하다 보니 표본을 항상 준비하고 빠르고 정확한 식물을 제공해야 합니다. 시장에 유통되는 식물은 이미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어 직접 발로 뛰어 샘플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어요. 관련 유관기관과 협력하거나 사진동호회, 블로그를 많이 찾아보고 특히 이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 고양 약초원 한상일


마음이 뜨거워지는 일을 찾길 바라며

1년에 서너 번, 많게는 그 이상 약용 식물을 찾아 전국을 다니던 두 사람에게 위기의 순간도 적지 않았다. 표본 수집에 열중하다 뱀에 물릴 뻔하거나 임산물 불법 채취꾼으로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 새벽에 산에 올랐지만 해가 질 때까지 목표했던 식물을 발견하지 못할 때도 빈번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보유 종수를 늘려온 두 사람 덕분에 연구자들은 직접 표본을 구하지 않아도 약초원으로부터 체계적으로 식물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저희가 공급한 시료로 좋은 논문이 나오고, 연구자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이 큽니다. 매년 다수의 연구 관련 논문이 약초원에서 재배된 표본으로부터 나오는데 시료 출처에 기재된 ‘서울대학교 약초원’이란 글자를 보면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앞으로도 그런 사명감과 자부심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 시흥 약초원 민필기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약초원 발전을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은 부임 첫해와 똑같다. 지난 8월에는 고양교육지원청과 협의해 고양시 초중고에 희귀 약용 식물과 교과서 식물 씨앗을 분양해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두 사람의 애정과 열정으로 대한민국의 약학 발전은 서울대를 넘어 어린 학생들의 꿈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식물을 재배하고 표본을 수집하는 일은 남들이 보기에 큰 변화가 있거나 화려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이 분야의 최고가 될 거란 마음만 가진다면 무엇이든 성공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그런 마음이 뜨거워지는 일을 찾길 바라고 저 또한 지금의 이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 고양 약초원 한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