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over story
대화의 길
SNU inside
News & Events
Home
Cover story
대화의 길
SNU inside
News & Events
닫기
연구노트 1

원격탐사로 측정하는

육상 생태계 속 광합성량

류영렬 교수팀, 광합성량 탐지 지표 ‘NIRvP’ 개발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축적돼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행히 매년 인간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30%가 육상 생태계를 통해 흡수되며 이는 광합성(흡수)과 호흡(배출)의 차이다. 광합성 자체만 보면 인간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방출의 약 10배가 넘는다. 광합성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핵심 요소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구 육상 생태계의 광합성량은 얼마나 되며 어떠한 시공간 분포를 보일까?서울대 류영렬 교수 연구팀이 국제 공동연구진을 이끌며, 원격탐사를 이용하여 육상의 광합성을 간단하면서도 정확도 높게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글.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도록 해 ‘0(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특히 생물학자들은 탄소중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대상으로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꼽는다. 광합성은 엽록소를 가진 식물이 빛에너지를 이용해 뿌리로 빨아들인 물과 잎의 기공으로 흡수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탄수화물)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때 이산화탄소는 식물 세포의 엽록체에 고정되고 산소는 방출된다.

광합성의 이산화탄소 고정✽은 지구의 탄소 순환에 가장 중요하다. 식물이 많을수록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광합성량은 일반적으로 많아진다. 벌목과 토지 이용변화가 빈번한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대규모의 숲을 조성하는 이유다. 식물이 무기물인 이산화탄소와 물을 재료로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만들어내는 유기물의 양을 ‘광합성량’이라고 한다. 광합성량은 빛의 세기, 이산화탄소 농도, 온도 등의 영향을 받는다.





지금 세계의 과학자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전 지구적 규모에서의 광합성량을 측정하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들의 최근 관심 기술은 인공위성, 비행기, 무인 항공기(UAV)와 같은 원격 플랫폼을 이용해 ‘태양 유도 엽록소 형광(Sun-Induced Fluorescence, SIF)’을 측정하는 것이다. SIF는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흡수한 빛에너지 중 엽록소 분자에서 다시 방출되는 1~2%의 부산물인 형광(적색 및 적외선 파장)이다. 엽록소에 흡수된 빛에너지 사용경로는 SIF와 광합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작 측면에서 광합성과 SIF는 직접 관련이 있다. 또한 광합성과 달리 SIF는 원격 탐사로 관측이 가능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엽록소 형광은 식물의 개별 잎을 측정하는 소규모의 수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원격탐사 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대규모 영역에서의 측정이 가능해졌다. 그렇더라도 SIF는 아주 미량의 빛이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로 식물들의 형광량을 측정하기는 녹록치 않다. SIF 관측을 위한 분광기 개발과 SIF 산출 방법론이 정립되고 있으나 아직 SIF 관측이 드물어 관측 자료의 수도 적다. 때문에 복잡한 SIF 데이터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 지구상의 넓은 생태계들이 흡수하는 광합성량을 한꺼번에 조사할 방법은 없을까?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류영렬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광합성량을 ‘정량화’할 수 있는 ‘NIRvP’라는 새로운 식생지수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류영렬 교수 연구진은 최근 여러 논문 출판을 통해, SIF의 시공간 변이는 군락의 구조와 빛의 양에 의해 대부분 설명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해 NIRvP를 개발하게 되었다.

교수팀은 원격탐사를 통한 육상생태계 탐지가 식생만이 아닌 토양과 같은 지표물의 영향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수식을 만들기시작했다. 먼저 근적외선(NIR) 반사도는 식생이 흡수하는 가시광선의 비율에 반비례하며, 이는 군락의 구조와 선형관계를 보인다. NIR신호에서 식생 이외의 신호를 제거하기 위해 식생 비율을 반영하는 ‘정규 식생지수(v)’를 근적외선(NIR) 반사도에 곱했다. 즉 ‘NIRv’이다. 여기에 광합성은 태양 복사량에 따라 조절되기 때문에 태양 복사(P)를 곱해 ‘NIRvP’ 수식이 완성됐다.

NIRvP는 적색 파장과 근적외선 파장, 두 개의 채널만 있으면 계산할 수 있어 아주 간단하다. 많은 우주 위성들은 두 개의 채널이 포함된 분광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에 걸친 기존 위성 자료들에 식생지수 적용이 가능하다. 또 ‘차세대 중형 위성4호(농림위성)’ 등 국내외에서 발사 예정인 위성들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논문의 핵심은 복잡한 작용들이 얽힌 광합성을 아주 쉽고 단순한 방법인 NIRvP로 정확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합성량 측정은 기후 변화로 인한 식생의 변화와향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나타난 결과에 따라 육상 생태계의 광합성을 높이기 위한 토지이용·관리 정책 등이 제시된다면 미래의 탄소중립에 보다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경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이산화탄소 고정 : 각종 효소와 재료 물질이 들어 있는 기질에서 일어나며 명반응에서 생산한 화학 에너지와 수소 공여체를 이용하여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여 환원시키는 과정을 말한다.